제목 그럴싸하게 지어봤습니다만 거의 잡담 및 넋두리 수준입니다.
을 행하다가 흠칫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글쓴이의 생각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그 느낌 역시 적어보았지만 아무래도 모종의 작업이 간편하다는 생각은 지우지 못 한 채 그것을 저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03 갠소 문화, 재주는 곰이 넘고...
※ 탐구 활동 (정답은 글 맨 끝에 있음)
1) ‘갠소’는 무엇의 줄임말이며 이 개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라.
2) ‘라이선스(license)’는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되는지, 또 번역된 단어들은 사전적으로 어떤 뜻인지 밝혀라.
모르는 사람들은 전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관용어 ‘갠소’. 폰트나 뭘 다운받는 페이지에는 꼭 이 글이 있다.
용례는 보통 이렇다. ‘갠소할꼐욤~ >>ㅑ’, ‘갠소합니다’ 따위.
자, 질문. ‘갠소’ 행위는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지시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라이선스는 ‘저작자(저작권자)’가 ‘저작권을 취득하려는 자’에게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개념을 좀 잘못 알고 있다. 이제부터 이걸 좀 살펴보자.
폰트 관련 까페나 각종 공유자료실을 돌아다녀 보노라면 ‘개인 소장’을 청하는 게시물이 상당하다. 그런 게시물의 99.99%가 첨부파일을 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글 올린 사람과 그 첨부파일의 생산자(즉 저작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미 앞에서 짚어보았지만, 개인 소장이라는 라이선스는 분명히 ‘저작자’가 부여할 수 있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더 웃기는 사례도 있다. 저작물이 직접 게시된 것도 아니고, 저작권자가 인정한 배포처가 어디인지 알려 주는 게시물인데, 그 밑에 댓글로 ‘갠소할께염 ㄳ’ 따위가 잔뜩 적혀 있는 것이다. 정작 공식 배포처의 게시판은 썰렁한데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저작자’가 아닌 ‘저작권 취득자’가 생뚱맞게 갠소 운운하는 라이선스를 또 다른 저작권 취득자에게 마음대로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챙긴다는 옛말이 딱 맞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첫째, 라이선스에 대한 무지(無知).
엄밀히 말하자면 남의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올려놓고 ‘나는 나눠줄 테니 갠소하숑’ 운운하는 것은, 저작자가 라이선스에 그래도 된다고 명시하지 않은 이상, 불법이다. 설령 공짜라 하더라도, 라이선스나 저작자의 직접 허락이 없는 이상, 불법이다. 저작자와 저작권 취득자는 일대일 관계다. 그 사이에 권리 승계인이나 법적 중개자가 없는 한 그렇다. 그러면 저작자에게 통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도·복제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명만 가지고, 저작자가 허가하지 않은 재배포와 그 취득이 정당해질 수 있을까? 이건 아니다.
기억하라. 라이선스는 저작자 및 권리 승계인이 독점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 요구사항이다. 저작권 취득자가 어떤 저작물을 사용할 때, 저작자가 그 저작물에 부여한 라이선스가 있으면 그 내용 그대로 지켜야 하며, 특별히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항은 저작자 또는 권리 승계인에게 직접 문의하여 그 결론대로 이행하는 것이 정상이다. 또, 라이선스에 있건 없건 지적재산을 서면허락 없이 복제, 조작, 유통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그게 상식 아닌가?
자, 이제 다시 살펴보자. 개인 소장을 청유하며 온갖 저작물을 허락도 없이 게재하는 사람들, ‘갠소’만 하면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다 괜찮은 줄로 잘못 알고 공유에 감사하며 개인 소장하겠다고 꼬박꼬박 아뢰는 사람들. 과연 제대로 알고들 이러는 건가? 결코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둘째, 사회 전반에 팽배한 편법지상주의.
이상하게도 편법은 매력이 있다. 남들 다 이걸 얻으려고 빙빙 돌아가면서 생고생할 때 나는 손쉽게 얻는 것이다.
여러분의 경험을 떠올려 보라. 포털사이트에서 Yupto10으로 통합검색하면 현재 공식홈페이지 jeongjache.wo.to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엽토체 다운로드’로 검색하면 각종 블로그와 까페에서 ‘엽토체 다운로드!!’ 따위 제목이 보인다. 들어가 보면 ‘갠소하시면 됩니다’ 하면서 첨부파일 Yupto.zip파일이 보인다. 나 엽토군은 엽토체를 가지고 그런 일을 해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링크를 눌러 불법으로(!) TTF를 구한 뒤, 혹시나 하면서 ‘갠소할께여ㅋ’라고 댓글을 달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는 갠소가 뭔지도 잘 모른다. 남은 일은, 하고 있던 뽀샵질에 깜찍한 엽토체를 씌우는 것뿐. 이게 쉽지, 어렵게 공식 배포처를 알아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라이선스를 읽어보면서 찾아 쓰는 것이 쉽겠는가?
하지만 이젠 편법 위주의 행동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아니 차라리 은팔찌 차고 큰집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저작자 외의 그 누구에게도 ‘개인 소장’을 청구할 권리는 없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우리는 각종 자료(특히 폰트)를 주고받으며 그런 것도 모르고 편법을 쓰며 대충 넘어가려 했다. 앞으로는 좀 정확히 알아서, 더 떳떳해지려 노력을 하자. 아니면 차라리 아예 개인 소장 운운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말고 조용히 있든가!
※ 정답
1) ‘개인 소장’ / 지적재산을 취득하여 타인에게 양도·복제하지 아니하며 사용하는 행위
2) ‘허가’, ‘면허’ 등 / 저작자나 그 권리 승계인이 정신적 노무에 의한 창작물에 대해 가지는 배타적·독점적인 권리
있습니다만 네이버 카페에 가입하셔야만 합니다. 아니 전체공개돼있나?
저 글에 공감을 했건 하지 않았건 하고 있건 하고 있지 않건 간에, 저는 이미 저 '갠소'문화에 일정 부분 이상 물들어 있습니다. 일례로 모 초대형 공유 사이트의 자료공유가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제 '카스 소스 스킨'은 불법 판매 사이트에서 개인의 금전적 사익추구에 이용됨을 발견한 후 개인소장 내지 지인간의 전송을 제외하고는 절대 금하였고 단 한번도 그 원칙을 변경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고, 심지어 유명 스킨제작자의 미니홈피
에 버젓이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같은 제작자니까 악의가 없는 행위일것이라고 자위해가면서 삭제요청은 삼키고 있었습니다만...
또한 제가 여전히 할 말이 없는 이유로, 스킨 제작 과정에 있어서 저지른 수많은 불법 행위들.. 클라이언트 파일 조작은 역시 명시적인지는 모르겠으나 관습상
묵인받은 이외엔 당연히 불법이며, 백만을 호가하는 포토샵을 구입했을 리가 없으며, 구매한 적도 없이 조립PC에 버젓이 쓰고 있는 윈도 비스타는 무엇이며, 스킨 제작에 사용한 활자체들은 과연 정당한 사용권을 획득한 것인가??
다시 변명을 떠올리자면, 구매능력이 있는 프로그램에 한해서 전부 구매해서 사용하여 왔지만.
그 역시 근본적으로 구매능력이 없으면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에는 역시 떳떳하지 못합니다.